‘오버투어리즘’에 시달리는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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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에 시달리는 도시들
  • 민다엽 기자
  • 승인 2019.11.2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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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의 도시에 연간 2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과도하게 밀려드는 관광객은 현지인에게 단순히 불편함을 주는 것을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 세계 유명 도시들이 오버투어리즘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매년 3000만 명 이상의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매년 3000만 명 이상의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shutterstock.com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으로 몸살을 겪는 관광지가 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관광지에 몰려들면서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 이는 몇 해 전부터 등장한 개념으로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확대, 이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최근에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투어리즘 포비아(Tourism phobi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관광(Tourism)과 공포증혐오증을 뜻하는 포비아(Phobia)를 합쳐 만든 투어리즘 포비아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해외 유명 관광지부터 제주도와 서울 북촌 한옥마을 등 국내 관광지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정부 차원의 법적인 규제가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신규 호텔 건설을 금지했고, 도심의 관광버스 진입을 제한하는 등 관광객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는 오버투어리즘의 문제점을 나타낸 바이 바이 바르셀로나(Bye bye Barcelona)’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배포하는가 하면, 관광객 반대 시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년 3000만 명이 방문하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이미 하루에 3유로(3900)의 관광세를 물리고 있고, 내년 중으로 최대 10유로(13000)까지 관광세를 높일 계획이다. 로마의 스페인 계단에 앉으면 앞으로 최대 5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최근에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투어리즘 포비아(Tourism phobi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shutterstock.co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당장 내년 11일부터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기로 했다. 호텔 투숙객은 숙박 요금에 체류세 명목으로 하루에 3유로(1인당 3900)를 추가로 내야 한다. 현재 부과되는 세금은 객실료의 7%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는 정부 차원의 도시 홍보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모나리자 관람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순차적으로 한 번에 50명만 갤러리에 입장할 수 있는 게 원칙. 개인별 관람 시간은 짧아지고, 접근 저지선은 기존보다 멀어졌다. 그렇다 보니 2시간을 기다려 130초 만에 나가야 하는 등 여행객의 불만도 상당하다.

이러한 오버투어리즘은 유럽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남미, 아시아 지역에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필리핀 보라카이섬은 관광객들로 오염된 환경을 복구하고자 6개월간 섬 폐쇄라는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페루의 마추픽추는 올해 1월부터 하루 최장 4시간 제한, 예약 방문 시간 외 입장 및 재방문이 금지되는 새로운 입장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태국 피피섬은 2021년까지 지나친 오염으로 마야베이 해변 일대를 폐쇄했고, 인도네시아 발리는 10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관광을 놓고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 중인 만큼, 관광객의 인식 변화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도시의 수용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도시의 수용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shutterstock.com

하지만 이러한 매너 여행자에 대한 여행객들의 인식은 아직까지 부족한 편. 실제로 지난 9월 경기연구원에서 우리 국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오버투어리즘과 사회적 딜레마 2019’에 따르면 10명 중 6(62.3%)이 오버투어리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여행자에게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구지만, 현지인에게는 계속된 일상의 터전인 만큼 매너 여행자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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