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실의 번영을 안고 베이징의 심장이 된 자금성,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번화가이자 쇼핑의 메카 왕푸징. 베이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두 곳 사이에 오픈한 지 채 1년이 안 된 신상 호텔 ‘더 푸상 호텔 & 스파(璞瑄酒店, The Puxuan Hotel and Spa)’가 있다. 베이징에서 호화로운 하룻밤, 아니 그 이상을 누리고 싶다면 주목할 것.

지난 2월 1일 오픈한 이곳의 소유주는 예술 전문 경매 기업 차이나 가디언(中国嘉德, 중궈자더). 덕분에 높은 안목이 반영된 예술 작품이 곳곳에 눈에 띈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도 한쪽 벽을 가득 메운 거대한 산수화, 중국의 현대미술가 처우더수(仇德树)의 작품이다.

‘더 푸상 호텔 & 스파’ 는 가디언 아트센터, 차이나 가디언 본사 사무실과 건물을 함께 쓰고 있다. 이곳의 설계를 맡은 건축가는 CCTV 본사 건물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독일 출신의 올레 스히렌. 인테리어 디자인은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아시아 전역에서 활약 중인 MQ 스튜디오가 맡았다. 명나라의 전통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얻은 흔적이 돋보인다. 후퉁의 건축 요소를 빌려와 도시 본연의 매력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에르메스 그룹에 속한 중국 로컬 브랜드 상샤(上下)의 가구도 곳곳에 비치돼 있어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해진다.

'더 푸상 호텔 & 스파'의 실질적인 운영은 이미 중국 상하이와 샤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럭셔리 호텔을 이끌며 노련한 호스피탤러티를 입증받은 어반 리조트 콘셉트(Urban Resort Concepts, URC)가 하고 있다. ‘더 푸상 호텔 & 스파’는 URC의 다섯 번째 브랜드인 셈.

이들은 ‘호스트맨십(Hostmanship)’이라는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 숙박객에게 최고의 접객 수준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모토 덕분에 ‘더 푸상 호텔 & 스파’ 내 116개 객실에 묵는 모든 숙박객은 시간에 구애하지 않고 언제든지 체크인, 체크아웃할 수 있다. 새벽에 베이징에 도착하거나, 밤 비행기로 떠나야 할 때도 걱정없이 머무를 수 있는 것. 또 객실 내 미니바와 세탁 서비스도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2층에는 프렌치 비스트로노미를 캐주얼하게 구현한 르 리브 고슈 비스트로, 3층에는 광둥 요리의 진수를 선보이는 푸춘쥐(富春居)가 있어 미식을 즐기려는 숙박객에게도 손색없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푸춘쥐는 최근 '2020 미슐랭 가이드 베이징'에서 1스타를 받기도 했다. 두 레스토랑의 테라스에선 경산공원의 만춘정이 내다보여 더욱 특별하다. 호텔 로비가 있는 곳은 4층으로, 객실로 돌어가려면 4층에서 객실 전용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한다. 로비 중앙에는 ‘스카이 가든’이라는 중정이 있는데, 연못 위로 비치는 하늘과 주변 풍경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로비 라운지는 웅장한 서재를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조용히 업무에 집중하기도 좋다.

로비 라운지와 티룸 그리고 일부 객실에서는 호텔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자금성과 경산공원 전망도 감상할 수 있다. 4층에 있는 티룸은 중국을 넘어 아시아의 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티 플레이스로, 희귀한 차 품종을 엄선해 선보인다. 아름다운 디자인 덕분인지 예약이 끊이질 않는다고.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마음이 절로 편안해질 것.

8층에 위치한 클럽 라운지에서는 24시간 식사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더욱 특별한 점은 숙박객이 외부 손님을 초대해 요리를 대접할 수 있도록 주방이 마련돼 있다는 사실. 호텔 직원뿐 아니라 숙박객이 직접 '호스트맨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 물론 기본적인 식재료도 함께 준비돼 있으니 지인을 초대해 요리 솜씨를 뽐내보는 것도 좋겠다.

5층과 7층에는 현대 과학과 고대 치유법을 접목한 스파 서비스를 제공하는 'UR 스파'가 자리하고 있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오던 스파를 남성에게도 편안하게 제공하기 위해 중성적인 콘셉트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공간과 시설을 꾸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 없는 호텔. 베이징에서 친절하고 호사스러운 대접을 받으며 호캉스를 누리고 싶다면 ‘더 푸상 호텔 & 스파’가 정답이다. 지하철 8호선 ‘중궈메이수관(中国美术馆, 중국미술관)’ 역의 D2번 출구 바로 앞에 있어 접근성도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