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있는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3
상태바
색이 있는 서울의 복합문화공간 3
  • 전혜라 기자
  • 승인 2019.11.27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는 복합문화공간. 하지만 이곳들은 조금 특별하다. 근대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생산 시설을 갖춘 플랫폼, 아티스트가 중심이 된 곳까지. 자신만의 색을 지닌 ‘올해의 복합문화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정동1928 아트센터  ⓒ오충근
정동1928 아트센터 ⓒ오충근

1. 근대로의 시간 여행 정동1928 아트센터

1928년 지어진 구세군 중앙회관이 지난 10월 정동1928 아트센터로 새 단장했다. 트러스 구조로 지어진 독특한 근대 목조 건축물. 2002년엔 서울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됐다. 건축 후 3번의 보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영국의 양식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 특징. 기존의 형태를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적인 미를 더했다. 덕수궁과 고종의 길,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정동극장 등과 함께 고즈넉한 정동의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동1928 아트센터 ⓒ오충근
정동1928 아트센터 ⓒ오충근

중앙회관 1층에 위치한 카페이자 베이커리, 헤이다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에서 착안해 이름 붙였다. 핸드드립 커피와 매일 구워낸 빵을 맛볼 수 있는 곳. 모든 빵은 유기농 설탕과 100% 우유 버터, 동물성 생크림 등 엄선된 재료에 천연 발효종으로 저온 숙성시켜 만든다. 첨가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 헤이다를 지나 들어오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이전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표였던 만큼 테이블 존 곳곳에는 손때 묻은 소품들이 가득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개 테이블. 김수진 대표의 할머니가 사용하던 자개장이 멋스럽게 변신했다. 바로 옆의 나무 테이블은 건물 바닥에 깔려 있던 나무를, 의자는 버려진 주춧돌을 활용해 만들었다. 1907년 8월 서화가 김규진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관, 천연당. 그 명맥을 잇겠다는 뜻에서 이곳의 사진관 역시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세월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카메라가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8월에 열린 연극 <대한제국의 꿈>의 배우들이 입었던 의상들을 갖춰 근대 의상 체험도 가능하다. 중앙회관 옆, 구세군 사관들이 거주하던 별관은 갤러리가 됐다. 보통의 갤러리는 화이트 큐브 형태로 만들지만 이곳은 가벽을 세워 전시에 따라 창을 막기도, 트기도 한다. 햇살 가득한 갤러리가 완성된 것. 12월 4일까지 <필의산수筆意山水 근대를 만나다>전이 진행 중. 김홍도, 김환기, 이상범 등 조선 시대와 근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성수연방 ⓒ오충근
성수연방 ⓒ오충근

2. 생산부터 소비까지 한 번에 성수연방

힙한 동네 성수동. 자동차 정비소와 공업사, 수제화 공장과 창고 등 공장 지대와 트렌디한 가게들이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내는 이곳에 지난 1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바로 성수연방. 국내 최초로 식음료 편집숍 개념인 ‘셀렉트 다이닝(Select Dining)’을 도입한 OTD 코퍼레이션이 화학 공장을 개조해 선보였다. 카페와 서점, 레스토랑 등 현재 총 8개 브랜드가 입점, 생산 시설과 소비 공간이 함께 있는 ‘생활 문화 소사이어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성수연방 ⓒ오충근
성수연방 ⓒ오충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띵굴(Thingool)’의 오프라인 쇼룸, 1층 띵굴 스토어에는 재미있는 소품이 가득하다. 주방용품과 키즈용품, 식품과 패션 아이템까지, ‘Better Day, Better Living’이라는 슬로건 아래 150개 브랜드의 1500여 개 제품이 한데 모여 있는 것. ‘집’을 콘셉트로 현관과 거실에서 주방, 작업실, 다용도실로 이어지는 공간 구성도 독특하다.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 후 삶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잘 꾸며진 친구 집에 놀러 간 듯한 기분이 든다. 2층의 아크앤북은 책과 라이프스타일 숍을 결합한 큐레이션 서점. 일상, 일탈, 외면, 내면이라는 4가지 테마로 책과 굿즈를 선별해 선보인다. 눈이 편안해지는 하늘색 인테리어로 오래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성수동이라는 지역 특색에 맞게 ‘재생’을 키워드로 브랜드 ‘로우로우(RAWROW)’와 협업한 것도 눈에 띈다. 중고 도서를 가져오면 로우로우 제품을 할인해주고, 매입한 책은 아크앤북에서 다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성수연방의 하이라이트, 하늘과 가장 가깝게 맞닿은 카페인 천상가옥. 파란 조명의 입구로 들어서면 통유리로 된 천장과 옆면으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온다. 곳곳의 초록빛 식물과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마치 온실에 온 듯한 느낌. 마음이 편안해지는 힐링 공간이다. 시그너처 커피 ‘페퍼 허니’와 함께 크루아상, 스콘, 크림빵 등의 빵도 갖췄다. 성수연방의 컬처 프로그램인 ‘성수포럼’과 다양한 클래스도 진행한다.

 

다이브인 ⓒ오충근
다이브인 ⓒ오충근

3. 아티스트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 다이브인

연트럴파크 끝자락, 세모길에 자리한 다이브인. 공연, 전시 연출과 브랜드 콘셉트 기획을 하던 정창윤 대표가 선보인 공간이다. 단순한 복합문화공간이 아닌 ‘커뮤니티 아트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문화 예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이브인(DIVE IN)이라는 이름에도 문화 예술이 한 지역에 들어오고,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다이브인 ⓒ오충근
다이브인 ⓒ오충근

다이브인은 설치 작품이 전시된 스트리트 갤러리로 두 건물이 이어진 형태. 그중 왼쪽 동, 맨 위층에는 다락방을 활용한 이너 스페이스가 있다. 평소에는 다도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1시간30분 동안 최다 8명만 들어갈 수 있다. 하루 네 번(오후 1시, 3시, 5시, 7시), 1만 원을 내면 따뜻한 차를 내준다. 그 외의 시간에는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 아티스트와의 토크 세션 등을 진행한다. 이너 스페이스 건물의 2층과 3층은 아티스트 아틀리에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총 4명의 아티스트가 이곳을 작업실로 사용한다. 입주 기간은 최소 1년. 굿즈를 제작해본 경험과 소비자와의 소통에 긍정적인 성향이 입주 기준이다. 다이브인은 입주한 아티스트를 위한 매니지먼트를 진행하고, 펀딩이나 전시도 기획해준다. 정창윤 대표가 가장 애착을 갖는 공간은 갤러리. 실험적인 시도를 위해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하는 것이 목표다. 초반에는 일러스트와 사진, 조각 작품을 전시했고, 지난 11월에는 입주 아티스트인 정해리 작가가 울을 활용해 만든 제품으로 <울 하우스>전을 열었다. 아무리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이라도 바로 구매하기엔 망설여지는 순간이 있다. 이러한 갈증을 해결해주고자 만든 것이 바로 에어비앤비인 아트 스테이다. 아티스트의 상품으로 꾸며진 숙소에서 머물며 하루를 보내는 것. 구매로도 연결해 상생 효과를 얻는다. 2층은 한 작가의 작품으로 꾸민 쇼룸 콘셉트로, 3층은 한국적인 미를 가미한 모던 코리안 콘셉트로 꾸몄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히 높은 예약률을 보인다.


이 뉴스 혹시 놓치지 않았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 기사
여행 뉴스 & 트렌드
  • Old & New 경주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