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샘 폭발, 광주 맛 네비게이션
상태바
침샘 폭발, 광주 맛 네비게이션
  • 최현주 기자
  • 승인 2019.11.11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에서 푸지게 한 상 받고 나니 두 다리에 힘이 생기고 말린 어깨가 쭉 펴졌다. 이영자의 말처럼 “나 잘 살았다. 오늘 떠나도 여한이 없다”는 고백이 절로 터져 나왔다

 

밥도둑, 보리굴비 백반 홍아네 

ⓒ오충근

신식 아파트가 즐비한 주택가 에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집. 외갓집 온돌방에 둘러앉아 먹 는 기분이다. 창호지 바른 여닫이문과 숟가락을 꽂아놓은 문고리, 크고 작은 장독대와 빛바랜 툇마루가 정겨움을 더한다. 전라도 손맛이 담긴 보리굴비 백반이 이곳의 인기 메뉴. 토실토실 살이 오른 굴비 한 마리가 통째 올라오는데, 반지르르한 윤기가 식욕을 자극한다. 주문을 마치자 가장 먼저 얼음 동동 띄운 시 원한 녹찻물을 대접에 넘치도록 담아준다. 물에 밥을 말아 굴비 한 점 얹어 먹으면 행복한 미소가 자동으로 지어진다. 이곳에선 밥만 먹어도 맛있다.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 위에 까만 콩을 한 움큼 얹어주는데 할머니의 정이 느껴진다. 반찬도 정갈하다. 불에 구워 내온 막김과 들기름에 달달 볶은 묵 은지, 멸치젓쌈장과 마른 풀치, 시금치와 미역볶음, 투박하게 담은 계란찜과 색색의 유기농 쌈채소가 줄줄이 나올 때마다 탄성을 지르게 된다. 입가심으로 숭늉까지 마시고 나면, 완벽한 전라도 집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상다리 부러지는 백반 정식 전북식당 

ⓒ오충근

무등산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들르기 좋다. ‘광주김치대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 상한 김치명인의 집이라니 기대감이 하늘을 찌른다. 광주에 있는 김치 명인 중에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김호옥 사장이 유일. 김치 담그기 시연 중인 김 사장의 사진이 식당 곳곳 에 붙어 있어 신뢰감이 팍팍 든다. 백반 정식을 주문하자 홍어삼합, 도토리묵 무침, 갈치 조림, 간장게장, 조기구이, 부침개, 된장찌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줄 맞춰 나온다. 보기만 해도 식욕이 폭발. 상이 좁아 그릇과 그릇을 포개 올렸다. 반찬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입 아플 정도. 통배추 명인답게 똬리를 튼 배추김치가 통째 나오는데, 죽죽 찢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짜지 않아 그냥 집어 먹어도 맛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육전 대광

ⓒ오충근

소고기를 전으로 부쳐 먹는 육전. 사랑하는 사람 입에 쏙 넣어주고 싶은 감동어린 맛이다. 종업원이 직접 와서 전기 불판에 고기를 구워주는데, 핏기가 가시면 바로 먹어도 된다. 즉석에서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기름기가 적은 쫄깃한 아롱 사태를 사용, 찰쌉가루를 입히고 계란물에 적시는게 맛의 포인트. 육전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소금에 찍어 먹을 것. 소고기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3대가 만든 변함없는 빵맛 궁전제과

ⓒ오충근

1973년 4월 문을 연 광주의 대표 빵집. 충장로 본점을 포함해 두암점, 염주점 등 광 주에만 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식료품 가게를 하던 1대 사장 장려자 할머니에 이 어 아들 윤재선 씨와 손자 윤준호 씨가 명맥을 잇고 있다. 45년을 이어온 인기의 비 결은 변함없는 빵맛에 있다. 30년 이상의 장기근속 제빵사가 빵을 만들고, 제빵기 능장이 10명 이상 될 만큼 실력으로도 정 평이 났다. 나이 지긋한 광주 어르신들은 과거 이곳에서 데이트하지 않은 이가 없 을 정도다. 설탕 잔뜩 묻힌 도넛과 꽈배기, 참깨 박힌 앙꼬빵과 고로케, 옥수수빵 등 투박한 옛날 빵 들이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공룡 알빵’과 ‘나비파이’. 윤재선 대표의 아이디어로 탄생 한 공룡알빵은 동그란 바게트 속을 파내 감자 샐러드로 꽉꽉 채웠다. 겹겹이 살아 움직이는 나비 모양의 얇은 페이스트리 ‘나비파이’는 전자레인지 에 데워 먹으면 바삭하고 촉촉한 맛이 살아난다. 

 

이 기사는 여행 정보 매거진 <AB-ROAD> 2018년 8월호에서 발췌했으며, 글에는 심민아 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뉴스 혹시 놓치지 않았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 기사
여행 뉴스 & 트렌드
  • Old & New 경주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