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들의 은밀한 아지트, 스피크이지 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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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들의 은밀한 아지트, 스피크이지 바 ②
  • 이미진 기자
  • 승인 2019.11.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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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꼭 100년 전, 미국에서 금주법이 비준됐다. 술맛을 잊지 못한 애주가들은 밀매점이나 비밀스러운 바를 만들어 음주를 이어갔다. 스피크이지 바가 다시 등장한 건 20세기 후반. 입구를 찾기 어렵거나, 꽃집이나 타코 가게인 줄 알고 들어간 곳에서 난데없이 근사한 바가 등장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을 넘어 아시아의 바 신을 강타한 스피크이지 바 12곳을 소개한다.
ⓒPremshree Pillai
ⓒPremshree Pillai
ⓒPremshree Pillai

일류 믹설턴트의 부티크 바 제이보로스키 J.Boroski 

미국 태생의 조셉 보로스키는 믹솔로지스트로 전 세계 37개국을 여행했다. 최고급 호텔의 바부터 세련된 독립 바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바의 오픈 준비를 도우며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전파하는 바 컨설턴트, 그의 표현에 따르면 믹설턴트라는 직업을 겸하고 있기 때문.

조셉은 약 6년 전 방콕의 부촌인 통로에 바텐더 스쿨의 연장선으로 한 공간을 오픈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자신의 학생 중 실력 있는 바텐더들이 기술을 연마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지인들이 주로 찾았지만, 지인이 또 다른 지인을 데려오는 식으로 찾는 이가 점점 많아졌다. 조셉은 제이보로스키를 스피크이지 바로 정의하는 데 주저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고 자부한다.

클래식 메뉴보다는 보기 드문 스피릿으로 만든 유니크하고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기 때문이라고. 진귀한 스피릿과 신선한 재료, 이국적인 향신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믹솔로지에 필요한 모든 부재료도 홈메이드 방식으로 직접 만든다.

 

 


ⓒLily Blacks 
ⓒLily Blacks 

느긋하게 즐기는 칵테일 타임 릴리 블랙스 Lily Blacks 

멜버른 한가운데, 멋진 자태를 뽐내는 멜버른 주의회당 건물을 등지고 메이어스 플레이스라는 좁은 골목길을 걸어 보자. 주차장 건물과 스테이크 전문점 사이로 빌딩 하나가 눈에 들어올 것. 입구에는 아무런 이름 없이, 번지수를 뜻하는 ‘12’만이 적혀 있고 그 위에 자전거 하나가 벽을 타고 오르는 모양으로 설치돼 있다. 이곳은 바로 금주법 시대 바를 콘셉트로 꾸민 릴리 블랙스.

소박하게 꾸민 공간에 들어서면 편안한 기분이 들 것.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며 칵 테일을 즐길 수 있다. 세심한 배려는 기본, 탄탄한 실력을 지닌 바텐더가 손님 취향에 맞는 메뉴를 척척 내준다. 칵테일 메뉴에 익숙하지 않아도 쓴맛’‘드라이’‘과일향’‘풍부함’‘시큼함’‘강렬함’‘달콤함등 메뉴판에 적힌 키워드를 통해 편안하게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다. 칵테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와 시드르, , 와인 리스트도 갖추고 있다. 아늑한 구석 자리를 차지해 친구, 연인과 수다 보따리를 풀어도 좋고, 중앙의 카운터 바에 앉아 산처럼 쌓인 술병을 바라보며 술맛을 음미해도 좋다

 


ⓒRed Frog 
ⓒRed Frog 

붉은 개구리가 반겨주는 빅토리아풍 바 레드 프로그 Red Frog 

리스본에서 가장 럭셔리한 거리 아베니다 다 리베르다드. 호화로운 숍과 호텔 사이에 커다랗고 붉은 개구리가 어느 집의 초인종 위에 앉아 있다.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면 빅토리아풍의 멋진 라운지가 반겨준다.

레드 프로그는 1920년대 뉴욕에 있었을 법한 바를 리스본에 옮겨놓은 것. 빈티지한 전화기를 비롯, 찬장에 빼곡히 놓인 골동품이 살아본 적 없는 시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2015년 오픈 당시만 해도 리스본에서 유일한 스피크이지 바로 문을 열었다. 지금은 울리스스(Ulysses)라는 스피크이지 바가 생겨 유일하다는 수식어를 잃었지만, 단연 리스본에서 꼭 방문해야 할 명소 중 하나다.

주기적으로 메뉴를 바꿔 늘 창의적이고 색다른 칵테일을 선보이는데, 샴페인을 졸여 만든 리덕션과 파촐리, 미니 양파를 피클처럼 절인 칵테일 어니언 등 특이한 재료를 사용해 놀라운 맛을 낸다. 또 재료를 에탄올에 농축해 만든 팅크(Tincture)와 비터를 카운터 바 뒤쪽인 백 바에서 직접 만드는 등 믹솔로지에 심혈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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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s Law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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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s Law Room

바텐딩 기술의 진수 레인스 로 룸 Raines Law Room

10년 전 뉴욕 첼시에 오픈, 뉴욕 바 신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킨 레인스 로 룸. 레스토라터 알베르토 베네나티, 이브 자도와 바텐더 미건 도어맨이 손을 잡고 운영하는 스피크이지 바다. 주류세를 부과하며 일요일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1896년 뉴욕주에서 통과된 ‘레인스 법안’에서 이름을 따왔다.

첼시 여관(Chelsea Inn)이라고 적힌 건물의 한쪽 부스에 연결된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면 가게 이름이 적힌 금색 현판과 입구가 나타난다. 으슥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작은 벨을 누르면 직원이 나와 문을 열어준다. 내부에 들어서면 바깥과는 사뭇 다른 고급스러운 유럽풍 가구가 손님을 맞아준다.

복고풍 포스터가 가득한 거실 공간,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기 좋은 룸, 멋들어진 야외 정원이 연결된 주방까지. 마치 누군가의 하우스 파티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클래식한 인테리어는 모두 벨기에의 유명 디자이너 델핀 모루아(Delphine Mauroit)의 손길로 탄생했다. 메뉴도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을 좇기보다 균형 잡힌 클래식 칵테일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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